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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것 이야기

[육류] 샤퀴테리(Charcuterie), 다양한 방식으로 만드는 육가공품

by Two냥 2022. 12. 25.

여러 돼지고기 육가공품

샤퀴테리(charcuterie)는 베이컨과 햄, 소시지, 테린(terrines), 갈란틴(galantines), 파테(pâtés), 발로틴(ballotines), 콩피(confit)처럼 사전에 가공된 육류 제품을 뜻하는 프랑스 요리 용어입니다. 

1. 샤퀴테리의 어원과 역사

샤퀴테리는 ‘살코기’를 뜻하는 프랑스어 “Chair”와 ‘조리된’이란 뜻의 프랑스어 “Cuit”가 합쳐진 단어로 조리된 고기, 즉 육가공품을 뜻합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다른 국가에서도 샤퀴테리와 비슷한 육가공품을 만듭니다.

 

유럽의 육가공품 생산은 고대 로마시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로마인들은 살코기나 내장 같은 부속물의 보존 기간을 늘리려고 염장이나 훈연 등의 방식으로 육류를 가공했고 이것이 샤퀴테리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샤퀴테리가 본격적으로 발전한 것은 15세기의 프랑스입니다. 당시 프랑스에서 요리하지 않은 돼지고기를 팔지 못하게 하자 도축업자들은 고기를 익히거나 염장, 건조, 훈연 등의 여러 방식으로 가공해서 판매했고, 이 같은 고기 가공육을 샤퀴테리로 불렀습니다.

 

냉동 기술이 개발되면서 육류의 보존 기간은 획기적으로 늘어났지만, 오늘날엔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특유의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 샤퀴테리를 생산합니다. 프랑스의 미식법 백과사전인 <라로즈 가스트로노미끄(Larousse Gastronomique)> 1961년 판은 샤퀴테리를 "가장 광범위한 방식으로 제공하기 위하여 다양한 고기, 특히 돼지고기를 준비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합니다.

 

 

2. 샤퀴테리의 종류

식전주와 함께 전채 요리로 먹거나 메인 요리로 즐겨 먹는 샤퀴테리는 프랑스인의 소울 푸드라고 할 만큼 요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프랑스의 샤퀴테리를 비롯한 유럽의 가공육 제품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잠봉 드 파리(Jambon de Paris)

 

지방이 적은 돼지 뒷다리살 부위를 통째로 익혀서 만드는 햄입니다. 보통 데우지 않고 차갑게 먹으며 에멘탈 치즈나 버터를 함께 넣어서 만드는 잠봉뵈르 샌드위치(Jambon-beurre, 햄-버터)의 주재료로 사용됩니다. 샐러드에 넣어서 함께 먹기도 합니다. 


2) 리예트(Rillettes)

 

돼지 살코기와 지방에 다양한 향신료를 넣고 장시간 삶아서 잼 형태로 만든 것입니다. 질감이 부드럽고 빵이나 크래커에 발라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식전주를 마실 때 가장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3) 파테(Pâté)

 

곱게 간 고기를 익힌 것입니다. 페스트리 같은 파이를 둘러서 익히는 파테 엉 크루트(Pâté en Croute)와 파이 없이 고기만 익힌 테린(Terrine)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주로 돼지고기와 오리고기, 토끼고기를 사용하며, 각종 채소와 향신료를 함께 섞어서 간 다음 오븐에 익혀서 만듭니다. 해산물로 만들기도 합니다. 전채요리로 바게트에 발라 먹거나 파테만 먹기도 하며, 메인 메뉴로 즐기기도 합니다.

 

4) 소시송(Saucisson)

 

돼지고기 뒷다리와 지방을 섞어서 염장하고, 돼지 창자나 양 창자 같은 천연 케이싱에 넣은 다음 1달 이상 건조해서 만듭니다. 익히지 않은 고기를 염장하고 건조해서 만드는 소시송은 짭짤한 맛이 와인과 잘 어울려서 식전주를 마실 때 즐겨 먹습니다.

 

 

5) 라흐동(Lardon)

 

돼지고기 삼겹살 부위를 체리나무로 훈연해서 만든 베이컨을 잘게 썬 것입니다. 샐러드에 넣어서 향긋하고 짭짤한 맛을 더해주거나 키쉬(Quiche) 같은 파이에 넣어서 먹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슬라이스 한 베이컨 보다 잘게 자른 라흐동을 더 즐겨 먹습니다.


6) 소시스(Saucisses)

 

익히지 않은 고기에 각종 허브를 넣고 간 다음 돼지 창자나 양 창자 같은 천연 케이싱에 채워 넣어서 만드는 소시지입니다. 대부분 돼지고기를 사용하며 후추, 펜넬, 파프리카 분말 같은 향신료를 넣어서 맛을 더합니다. 샐러드나 채소 퓌레와 함께 메인 메뉴로 즐겨 먹고, 흰 콩을 삶아 만드는 까술레(Cassoulet)와 아주 잘 맞습니다. 소시스를 넣은 바게트에 디종 머스터드를 뿌린 샌드위치도 있죠. 숯불에 구워서 와인과 함께 마셔도 좋습니다.

 

7) 부당(Boudin)

 

선지를 넣어서 만드는 소시지입니다. 돼지고기와 선지를 함께 넣어서 만드는 검은색 소시지를 ‘부당 누아르(Boudin Noir)’, 선지 없이 부드럽게 만든 흰 소시지를 ‘부당 블랑(Boudin Blanc)’이라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디너나 레스토랑에서 메인 메뉴로 나올 만큼 고급 소시지였지만, 요즘은 프랑스 전역에서 살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습니다. 버터와 설탕을 첨가해서 구운 사과와 부당을 함께 먹으면 달고 짠맛이 서로 조화를 이룹니다.

 

8) 하몽(Jamón)과 프로슈토(Prosciutto)

 

하몽은 햄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돼지 뒷다리를 넓적다리 부분까지 통째로 잘라서 소금에 절인 다음 건조 숙성해서 만듭니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까지 오랜 시간 말리고 숙성하는 과정에서 고기 사이사이로 지방이 골고루 퍼지면서 맛과 향이 완성됩니다. 프로슈토는 하몽처럼 만드는 이탈리아의 생햄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숙성 환경의 차이 때문인지 맛은 조금 다릅니다. 하몽과 프로슈토는 둘 다 얇게 슬라이스 해서 먹으며 빵이나 피코스(picos) 같은 구운 밀가루 스틱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9) 초리소(Chorizo)

 

굵게 썬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지방에 훈제한 파프리카 가루와 소금, 마늘, 허브 등으로 간을 한 후 돼지 창자나 양 창자 같은 천연 케이싱에 넣어서 만듭니다. 훈제를 한 것도 있고 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초리소는 종류가 다양하며, 조리하지 않고 잘라먹거나, 얇게 잘라서 샌드위치에 넣거나, 바비큐로 먹거나, 프라이하거나 구워서 먹습니다. 파바다(Fabada)나 코시도 마드릴레뇨(Cocido madrileño) 같은 콩이 들어간 몇몇 요리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10) 로모 엠부차도(Lomo Embuchado)

 

로모 엠부차도는 돼지 등심에 파프리카 가루를 피멘톤을 뿌리고 2개월 동안 건조한 다음 얇게 썰어서 저장한 돼지고기입니다. 촉촉하고 부드러우면서 고소하고 매콤 짭짤한 맛이 특징입니다. 타파스(Tapas)로 만들어 먹거나 과일과 같이 먹으면 좋습니다.

 

11) 살치촌(Salchichón)

 

살치촌은 초리소의 피멘톤 양념 대신 검은 후추로 맛을 낸 저장 소시지입니다. 다진 돼지고기에 후추와 오레가노 등의 향신료를 넣고 소금에 절인 다음 돼지 창자나 양 창자 같은 천연 케이싱에 넣고 숙성해서 만듭니다. 너무 짜지 않고 담백하며 질감이 부드럽습니다.

 

12) 모르시야(Morcilla)

 

선지 소시지로 선지와 쌀로 만드는 스페인 부르고스 지방의 모르시야 데 부르고스(Morcilla de Burgos)와 스페인에서 우루과이로 전래되었고 선지에 건포도와 오렌지 등이 들어간 모르시야 돌체(Morcilla dolce)가 있습니다.

 

13) 살라미(Salami)

 

이탈리아의 전통 햄으로 돼지고기, 소고기, 거위, 양, 염소, 기타 가금류의 고기에 와인과 소금, 약초, 허브 등을 넣고 3~5시간 발효한 다음 돼지 창자나 양 창자 같은 천연 케이싱에 넣고 말려서 만듭니다. 풍부한 맛을 위해 다른 동물성 지방을 첨가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에선 오래전부터 부자가 아닌 평범한 농민도 작은 방에 살라미를 저장해 놓고 일 년 내내 말려서 신선한 고기를 맛볼 수 있었기에 사랑받았습니다. 

 

이외에도 유럽 각국에는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부속을 이용한 다양한 육가공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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