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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연대기 주해

[술 연대기 주해] 농경과 목축이 시작되고 술을 만들기 시작하다.

by Two냥 2022. 12. 7.

"기원전 9050년 : 레반트(Levant) 지역에서 인류 최초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레반트는 역사적으로 서아시아의 이스라엘,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등이 있는 지역을 가리킨다.

 

기원전 8000년경 : 신석기 시대. 농경과 목축의 시작. 

 

옥수수(Corn). 멕시코에서 발견된 고고학적 증거를 통해 옥수수가 주식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포도(Grape). 빙하기를 견뎌낸 포도 덩굴이 있었다. 또한 식물의 성적 성향을 바꿔 놓은 돌연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초창기 농부들은 왜 특정한 덩굴에서 열매가 더 많이 열리는지 그 이유를 몰랐겠지만, 어쨌든 과실이 많이 달리는 덩굴을 선택하여 정착지에서 재배했다. 이 선택 과정은 대략 8000년 전에 시작되었으며 그다음부터는 단순히 가장 맛있는 과실을 골라 잘라낸 다음 유전적 복제품을 얻어내는 작업만 남아있었다.

 

감자(Potato). 빙하가 후퇴하기 시작하면서 해안가가 더욱 가물어가며 사막처럼 변해가자 사람들은 더 높은 지대로 이주했다. 바로 그곳, 안데스 산맥에서 고대 페루인들이 재배한 것이 감자였다.

 

기원전 7000년경 : 보리(Barley). 보리 재배는 기원전 7000년에 에티오피아 고지대와 남동 아시아에서 시작되었다."

 

1. 농업과 목축 경제의 시작

약 1만 1천 년 전 채집과 사냥으로 식량을 얻던 인류는 곡물을 심고 기르는 농경과 야생 동물을 길들여서 고기와 우유를 얻는 목축을 시작했습니다. 당시는 홍적세(洪積世)의 빙하기(氷河期)가 끝나고 충적세(沖積世)로 접어드는 시기였습니다. 따뜻해진 기후로 곡물을 재배하기 좋았고, 늘어난 인류가 큰 무리를 이루면서 안정된 식량 확보를 위해 채집과 사냥이 아닌 새로운 수단이 필요했죠. 그 수단이 농업이었습니다. 곡물을 기르고 수확하는데 필요한 돌낫 같은 농기구와 곡물을 먹기 좋게 가루로 만드는 맷돌은 때려서 만드는 타제석기보다 갈아서 만드는 마제석기가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따라서 농업 기술과 신석기의 탄생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죠.

 

육식과 다양한 식물의 섭취로 사냥과 채집 경제 시대의 인류가 더 건강했지만,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는 충분한 열량의 공급과 정착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식량의 저장이라는 측면에서 농업 경제가 무리의 힘을 키우는데 더 유리했습니다. 머지않아 많은 인간 집단이 사냥과 채집 대신 농업과 목축을 선택했고, 농작물을 기르기 어려운 초원 같은 지역에서는 유목(遊牧, nomadism)이 식량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 농업이 먼저인가 도시가 먼저인가?

괴베클리 테페
(괴베클리 테페입니다)

오랫동안 역사학계에서는 인류가 농업을 시작하면서 큰 무리를 이루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문화와 문명이 발전하고 도시와 국가를 이루게 되었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1994년에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된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 유적이 약 1만 2000년 전에서 1만 년 전까지의 유적으로 밝혀지면서 이러한 믿음은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괴베클리 테페가 처음 세워진 시기는 아직 수렵채집 시대였기 때문이죠. 사원(祠院)이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괴베클리 테페 같은 거대 유적을 세우려면 많은 사람이 필요했고, 수렵과 채집으로는 큰 인구를 부양할 수 없기에 농업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유적에서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굴된 야생 밀의 DNA를 분석한 결과 현재 인류가 먹는 밀의 조상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로써 괴베클리 테페 주변이 현재까지 알려진 밀 농사의 발상지일 확률이 더더욱 높아졌죠.

3. 술이 인류 문명을 발달시켰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박물관 생체분자학 연구소 과학담당 국장이면서 같은 대학 인류학과의 겸임교수인 패트릭 E. 맥거번은 자신의 저술인 <술의 세계사>에서 “농경의 기원은 배고픔보다는 갈증이 더 큰 계기였을 것”이라며 ‘맥주에 대한 갈망’이 바로 농경 정착 사회가 시작된 원인이라고 단언합니다.

 

맥거번 교수는 거의 모든 문화권에선 발효주를 만들었던 사실이 확인되고, 고대인이 우연히 술을 만드는 기술을 알게 되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물웅덩이에 우연히 떨어져 발효가 된 보리나 쌀과 같은 발아 곡물들을 주워 먹었을 것’이라는 것이죠. 고대인들은 이런 곡물을 먹다가 즙을 내서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더 많이 즐기려고 한 곳에 정착해서 곡물을 기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식량을 얻으려고 함께 모여 농경을 시작했다는 기존 가설과 완전히 다른 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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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술을 만들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식량을 제외한 여분의 곡물이 있어야 하고, 항아리 같은 발효와 저장 시설이 필요하며, 맘껏 술을 마시고 취해 있는 동안 외부의 위험을 막아줄 성벽 같은 울타리와 감시원이 존재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수렵채집 사회에서는 갖추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 이 포스트는 Bar10The님이 쓴 <술 연대기>에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첨부한 글입니다. Bar10The님이 쓴 <술 연대기>를 읽어보고 싶은 분은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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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연대기는 지금까지 읽은 책들과 각 수입원에서 주신 브랜드의 자료와 주류박람회에서 받은 자료들을 연도별로 정리한 자료입니다. 지금도 계속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술 연대만 정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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