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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역사

[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의 역사와 구조, 파산 위기

by Two냥 2023. 3. 16.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 은행은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국제 투자은행입니다. 유럽 최고의 투자은행이면서 세계 상위 5위권의 투자증권회사(投資証券会社)이기도 합니다. 2023년 3월 16일 현재 파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스위스 당국이 유동성 지원을 밝힌 상태입니다. 약칭은 CS입니다. 

 

1. 크레디트 스위스의 역사

크레디트 스위스는 1856년에 스위스의 철도 시스템 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설립되었습니다. 스위스의 전기 시설망과 유럽 철도 시스템 구축을 위한 대출금을 발행했고, 1900년대에 중산층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스위스 은행인 UBS, 율리유스 보르(Julius Bär)와 경쟁하기 위하여 금융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1905년에 스위스 바젤에 첫 지부를 설립했고,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윈터더그룹(Winterthur Group)과 스위스 폴크스뱅크(Swiss Volksbank), 스위스 아메리칸증권(Swiss American Securities Inc, SASI), 로이 뱅크(Bank Leu) 등을 인수해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아래는 위키피디아에 나온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연혁입니다.

 

1856년 - 크레디트 스위스가 설립되다.

1905년 - 바젤에 첫 지부를 설립하다.

1940년 - 첫 해외 지부를 설립하다. (미국 뉴욕)

1978년 - 미국 퍼스트 보스턴사와 협동을 시작하다.

1988년 - 퍼스트 보스턴 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이름을 CS 퍼스트 보스턴으로 변경하다.

1989년 - CS 홀딩스를 모회사로 삼다.

1990년 - 로이 은행(Bank Leu)을 인수하다.

1993년 - 스위스 폴크스방크(Swiss Volksbank)를 인수하다.

1994년 - 스위스리와 전략적 제휴를 맺다.

1995년 - 빈터투어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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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 CS 홀딩스가 크레디트 스위스 그룹으로 바뀌다.

1997년 - 빈터투어 그룹과 합병하다.

2000년 - DLJ(Donaldson, Lufkin & Jenrette)를 인수하다.

2001년 - F1 경주팀인 BMW 자우버의 스폰서가 되다.

2002년 - 그룹 내에 '크레디트 스위스 금융'과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의 두 체제를 두다.

2004년 - 그룹의 구조를 '크레디트 스위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 '빈터투어'의 세 부분으로 나누다.

2006년 - 크레디트 스위스를 하나의 은행으로 다시 연합하다. 이에 빈터투어는 악사(AXA)에게 넘어가고 퍼스트 보스턴(CSFB)에 해당하는 부분은 퇴출당하다. 새롭게 조직된 은행이 CSFB의 위치를 채우다.

2008년 - 28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자산이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해당 액수만큼 크레디트 스위스의 기발행 주식을 소각하다.

 

 

2. 크레디트 스위스의 기업 구조와 성격

지주 회사로 운영되는 크레디트 스위스는 취리히에 등록된 주식회사입니다.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과 기타 금융 서비스 사업체를 갖고 있으며,  전 세계 모든 주요 금융 센터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투자 은행과 프라이빗 뱅킹, 자산 관리, 공유 서비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9개의 글로벌 “벌지 브래킷(Bulge Bracket) 은행 중 하나로 벌지 브래킷은 전 세계의 고객을 대상으로 유가증권 인수와 자금 조달 주선, 인수합병(M&A) 자문 등 투자은행(IB) 분야의 거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류 투자은행을 일컫는 말입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프라이빗 뱅킹 & 웰스 매니지먼트와 투자 은행의 두 부서로 나뉩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프라이빗 뱅킹에는 자산 관리와 기업 및 기관 사업이 있고, 투자 은행은 증권, 투자 연구, 거래, 주요 중개 및 자본 조달을 처리합니다. 크레티드 스위스 자산 관리(Credit Suisse Asset Management)는 투자 부문, 대체 투자, 부동산, 주식, 고정 수입 상품과 기타 금융 상품을 판매합니다. 공유 서비스 부서는 모든 분야의 위험 관리와 법률, IT, 마케팅과 같은 지원 기능을 제공하죠.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은 고객과 은행 사이의 엄격한 기밀성과 은행 기밀로 유명합니다.

 

현재 25개국의 금융당국과 10개 국제기구 대표가 회원으로 활동하는 금융 안정 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 FSB)는 크레디트 스위스를 국제적인 체계를 갖춘 중요 은행으로 간주합니다. 또한 크레디트 스위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Fed)의 주요 딜러이자 외환 거래 상대방입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2021년 기준으로 1조 6천억 스위스 프랑(CHF) 이상의 관리 자산(AuM)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대주주로는 사우디 국립은행(Saudi National Bank, 9.88%), 카타르 투자청(Qatar Investment Authority, 약 5%), 뉴욕에 본사가 있는 자산운용 서비스 업체인 블랙록(BlackRock, 약 5%), 뮤추얼펀드인 닷지 앤 콕스(Dodge & Cox), 노르웨이 중앙은행인 노르지스 뱅크(Norges Bank), 사우디 올라얀 그룹(Saudi Olayan Group)이 있습니다.

 

 

3. 2023년 파산 위기

2023년 3월 10일 미국의 실리콘 밸리 은행(Silicon Valley Bank, SVB)이 파산하고 이틀 뒤에 뉴욕의 암호화폐 전문 은행인 시그니처 은행(Signature Bank)도 파산하는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이 다음 타자가 될 거라는 이야기가 떠돌았습니다.

 

3월 14일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이 크레디트 스위스가 2022년 연례 보고서를 통해 회계 내부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고 고객 자금 유출을 아직 막지 못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수년 전부터 여러 금융 스캔들로 뉴스에 올랐고, 이날 연례 보고서에서 자본 상황은 좋으나 재정보고 관리에 ‘중대한 약점’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고객의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작년 4분기에만 120억 달러의 뱅크 런이 발생하기도 했죠. 크레디트 스위스의 재무제표를 감사한 회계법인은 재무회계 내부통제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고 합니다.

 

게다가 최대 주주인 사우디 국립은행의 회장인 암 마르 알 쿠다이리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규제 때문에 우리가 크레디트 스위스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되어 있어 더 많은 금융지원을 하기 어렵다”, “추가적인 자금 수요가 있어도 추가 재정을 제공하지 않겠다”라고 말하면서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주가는 취리히 증권거래소에서 장중 30% 가까이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포 분위기는 채무불이행 위험도를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 CDS) 스프레드에도 영향을 미쳐서 15일 크레디트 스위스의 1년 만기 CDS 스프레드가 835.9bp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수치는 현재 기준으로 라이벌인 스위스 은행인 UBS 그룹의 18배, 도이치뱅크의 9배에 달하는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이 사태에 대해 스위스 당국이 진화에 나서 스위스 국립은행(SNB)과 금융감독청(FINMA)은 현지시간 15일 공동 성명에서 지난주 발생한 SVB 파산 사태를 거론한 뒤 “미국 특정 은행의 문제가 스위스 금융 시장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린다”라고 밝히며 “필요한 경우 우리는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고 “스위스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연방 재무부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16일 새벽 급락하던 미국 주가는 반등세로 돌아서며 하락분을 상당히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크레디트 스위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재무 건전성 우려로 위기설에 휩싸인 바 있고 마약자금 세탁 혐의, 거액부유층 고객 정보유출, 러-우 전쟁에서 러시아 재벌의 거래내역 파기 등 부정적인 의혹으로 공격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JP모건의 최고 책임투자자가 크레디트스위스 사태를 보면서 “지금까지는 빙산의 일각이었을 수 있다. 앞으로 훨씬 더 많은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블랙록 자산운용의 래리 핑크 회장도 “더 많은 발작과 폐쇄가 다가올 수 있다. 피해 규모의 확산 정도는 아직 알기에 너무 이르다.”라는 견해를 밝히는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기에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이 재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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