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절기는 천상에서 태양이 이동하는 길인 황도를 따라 1년을 24개로 나누어 정한 날들입니다. 절기는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볼 수 있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서양에서도 동지와 새해가 있고 이를 축하하기도 하는 거죠. 그렇지만 24개라는 개수와 명칭,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태음력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발상은 중국에서 처음 고안되었습니다.
1. 24 절기는 태양력
태음력이 있어도 태양력을 보조적으로 사용한 것은 태음력은 달의 모양을 통해 날짜를 바로 알 수는 있지만, 계절의 변화를 쉽게 알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농경사회였던 동아시아에서는 날씨의 변화가 매우 중요했거든요.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초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24 절기는 중국의 베이징과 화북 지방의 기후에 맞춘 것이라서 한반도의 날씨와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죠.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세종 11년에 농사직설 등의 농서를 간행해서 우리나라의 풍토에 맞는 농사기술을 수록했습니다.
24 절기는 계절에 따라 6개씩 있으며, 각 절기의 간격은 15일입니다. 농사를 위해 제정된 것이기에 24 절기의 명칭 중엔 기후와 농사에 관련된 단어들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2. 24 절기의 구성 (절기 순위, 명칭, 날짜, 설명 순입니다)
1) 봄
㉒ 입춘(立春) : 2월 4일.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로 동풍이 불어 언 땅을 녹이고 물고기가 얼음 밑에서 활동합니다. 이날 밤은 해넘이라 하고 방이나 문에 뿌려 콩을 마귀를 쫓고 새해를 맞습니다.
㉓ 우수(雨水) : 2월 19일.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움이 돋으며, 눈이 비로 바뀌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됩니다. 대동강의 얼음물도 풀린다는 절기입니다.
㉔ 경칩(驚蟄) : 3월 5일. 날씨가 풀려 동면하던 개구리와 벌레들이 땅속에서 잠을 깨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날입니다. 얼음, 눈 등 겨울 풍경이 자취를 감추고 매화와 개나리, 진달래가 한창 피어납니다.
① 춘분(春分) : 3월 20일.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제비가 우리나라를 찾는다는 절기입니다. 그러나 종종 찬 바람이 불어서 “꽃샘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② 청명(淸明) : 4월 5일. 기온이 10도가 넘고 벚꽃이 피어서 봄기운이 무르익는 시기입니다. 청명에는 “황하의 물이 연중 가장 맑다”, “부지깽이를 거꾸로 꽂아도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③ 곡우(穀雨) : 4월 20일. 봄비가 내려서 백곡을 기름지게 하고 비바람이 잦아 꽃을 시샘한다는 절기입니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 가뭄을 가늠할 수 있는 절기입니다.
2) 여름
④ 입하(立夏) : 5월 5일. 청개구리가 울고 지렁이가 나온다는 절기로 여름이 시작되어 녹음이 짙어지고 아카시아꽃과 오동꽃이 핍니다.
⑤ 소만(小滿) : 5월 21일. 만물이 점차 생장하고 보리가 익어가는 절기입니다. 모내기를 시작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⑥ 망종(芒種) : 6월 6일. 벼나 보리 같은 까끄라기가 있는 곡물의 씨를 뿌린다는 절기로 농촌에서 가장 바쁜 절기입니다.
⑦ 하지(夏至) : 6월 21일.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은 절기입니다. 장마철이 시작되어 흐린 날이 많아지고 청개구리 울음소리가 요란해지는 때입니다.
⑧ 소서(小暑) : 7월 7일. 더운 바람이 불고 귀뚜라미가 기어 다니며 매가 사나워진다는 절기입니다. 한반도에 장마전선이 형성되어 습도가 높고 날씨가 점점 더워집니다.
⑨ 대서(大暑) : 7월 23일. 흙이 습해지고 날씨가 무더워지며 때때로 큰비가 내린다는 절기로 장마가 점차 물러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됩니다.
3) 가을
⑩ 입추(立秋) : 8월 7일. 서늘한 바람이 불고 이슬이 점점 늘어나고 쓰르라미가 우는 절기입니다. 그러나 “팔월의 폭염에 암소뿔도 녹는다”할 정도로 낮에는 더위가 한창인 시기입니다.
⑪ 처서(處暑) : 8월 23일. 더위가 한풀 꺾여서 밤낮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과일과 벼가 한창 익어가는 절기로 “비가 오면 독 안의 곡식이 준다”라고 할 정도로 햇볕이 중요해지는 시기입니다.
⑫ 백로(白露) : 9월 8일. 밤 기온이 떨어지고 이슬이 내려 하얗게 보인다는 절기로 기러기가 날아오고 제비는 강남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며 매미가 사라집니다.
⑬ 추분(秋分) : 9월 23일.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지고 백곡이 풍성한 절기입니다. 그러나 춥고 건조해져서 동면할 벌레가 구멍을 막고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합니다.
⑭ 한로(寒露) : 10월 8일. 찬이슬이 내려 단풍이 짙어지고 제비 등 여름새와 겨울새가 바뀌는 절기로 북서계절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하늘이 높고 푸르러집니다.
⑮ 상강(霜降) : 10월 23. 첫서리가 내려 화초가 시들기 시작하고 동면하는 벌레가 땅속에 숨는 절기입니다.
4) 겨울
⑯ 입동(立冬) : 11월 7일. 겨울이 시작되는 절기로 물이 얼고 찬바람이 불어서 겨울을 피부로 느끼는 절기입니다.
⑰ 소설(小雪) : 11월 22일. 평균기온 5도 이하로 첫추위가 닥치며 겨울이 시작된다는 절기입니다.
⑱ 대설(大雪) : 12월 7일. 눈이 많이 쌓인다는 절기로 첫추위가 지나면서 비교적 따뜻한 날이 계속되는 시기입니다. 범이 교미하여 새끼를 치는 때라는 말이 있습니다.
⑲ 동지(冬至) : 12월 22일. 밤이 가장 길고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로 “다음 해가 되는 날” 또는 “작은설”이라 하여 예전에는 궁중에서 회례연을 열었습니다.
⑳ 소한(小寒) : 1월 5일.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가 지속되며 복서풍이 세게 부는 절기로 해상조난의 위험이 있는 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추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㉑ 대한(大寒) : 1월 20일. 원래 일 년 중 가장 춥다는 뜻의 절기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소한이 가장 추운 절기입니다. 그래서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왔다가 얼어 죽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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